ROE가 높은 기업이 좋은 기업이라고 하는 이유
주식투자를 공부하다 보면 PER, PBR, EPS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지표가 ROE다. ROE는 Return on Equity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자기자본이익률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기업이 주주가 투자한 돈을 이용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ROE가 높은 기업을 좋은 기업이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를 이해하면 기업의 수익성과 경영 효율성을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ROE란 무엇일까?
ROE는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해서 계산한다.
ROE = 당기순이익 ÷ 자기자본 × 100
예를 들어 한 기업의 자기자본이 1,000억 원이고 1년 동안 10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면 ROE는 10%다. 같은 자기자본 1,000억 원으로 200억 원의 순이익을 낸 기업이라면 ROE는 20%가 된다.
즉 ROE가 높다는 것은 같은 자본을 가지고 더 많은 이익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맡긴 돈을 기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셈이다.
ROE가 높은 기업이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
ROE가 높은 기업은 기본적으로 자본 활용 능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 기업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공장, 설비, 연구개발, 인력, 마케팅 등에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많은 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한 돈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만들어내느냐이다.
예를 들어 A기업과 B기업이 각각 1조 원의 자기자본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A기업이 연간 500억 원을 벌고 B기업이 2,000억 원을 번다면 같은 자본을 가지고도 B기업이 훨씬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높은 ROE는 기업의 수익성과 경영 효율성이 뛰어날 가능성을 보여준다.
복리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
ROE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모두 배당하지 않고 일부를 회사에 남겨 재투자한다면 자기자본은 증가한다. 높은 ROE를 유지하는 기업이 이익을 계속 재투자하면 더 큰 이익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자기자본 100억 원인 기업이 ROE 20%를 기록한다면 약 20억 원의 이익을 만들 수 있다. 이 이익을 다시 사업에 투자해 비슷한 수익성을 유지한다면 다음 해에는 더 큰 규모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기업의 자본과 이익이 복리처럼 증가할 수 있다. 워런 버핏을 비롯한 장기투자자들이 높은 ROE를 꾸준히 유지하는 기업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쟁력이 강한 기업일 가능성도 있다
높은 ROE를 장기간 유지하는 기업은 단순히 운이 좋아서 많은 이익을 낸 것이 아니라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기업, 독점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 가격 결정력이 강한 기업 등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을 투입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선호한다면 기업은 가격을 어느 정도 높여도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기업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고 결과적으로 ROE도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높은 ROE가 오랫동안 유지된다면 해당 기업이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볼 가치가 있다.
ROE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기업은 아니다
하지만 ROE 숫자 하나만 보고 투자해서는 안 된다. ROE가 인위적으로 높아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원인이 부채다. 기업이 자기자본보다 많은 부채를 사용하면 자기자본 규모가 작아지면서 ROE가 높게 나타날 수 있다. 실제 사업 경쟁력이 뛰어나서 ROE가 높은 것이 아니라 과도한 차입 때문에 숫자가 높아진 것일 수도 있다.
자사주 매입이나 대규모 배당으로 자기자본이 감소한 경우에도 ROE가 상승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연도에 자산 매각 등으로 일회성 이익이 발생하면 순이익이 크게 늘면서 ROE가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ROE를 볼 때는 부채비율, 영업이익, 현금흐름, 매출 성장률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한 해의 ROE보다 여러 해의 흐름이 중요하다
투자자가 특히 중요하게 살펴봐야 하는 것은 ROE의 지속성이다.
어떤 기업이 한 해 동안 ROE 30%를 기록했다고 해서 반드시 훌륭한 기업이라고 할 수는 없다. 반면 ROE가 15~20% 수준이라도 5년, 10년 동안 꾸준히 유지된다면 기업의 사업 구조가 안정적이고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ROE가 매년 크게 오르내리는 기업보다는 일정 수준 이상의 ROE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기업이 장기투자 관점에서는 더욱 매력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특히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함께 증가하면서 ROE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기업이라면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ROE와 PBR을 함께 보면 더 유용하다
ROE는 PBR과 함께 살펴보면 기업의 주가 수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높은 ROE를 꾸준히 유지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때문에 PBR 역시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ROE가 낮은 기업은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고 평가받아 PBR이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PBR이 낮다고 저평가 기업이라고 판단하기보다 해당 기업이 어느 정도의 ROE를 기록하고 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높은 ROE를 장기간 유지하는 기업이 합리적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면 투자자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결론
ROE는 기업이 주주의 자본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높은 ROE를 꾸준히 유지하는 기업은 자본 효율성이 뛰어나고 수익성이 높으며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벌어들인 이익을 다시 사업에 투자하면서 장기간 복리 성장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ROE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주식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부채 증가나 일회성 이익 때문에 ROE가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할 때는 최근 한 해의 ROE만 보는 것이 아니라 최소 3~5년 이상의 흐름을 확인하고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부채비율, 현금흐름, PER, PBR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결국 좋은 기업을 찾는 핵심은 단순히 ROE가 높은 기업을 찾는 것이 아니라 높은 ROE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